home
🤔

2021년 회고

올해는 제게 다사다난한 한 해였어요.
고등학생이자 아이로 지내는 마지막 한해였고, 처음으로 회사를 다녔던 한해였어요.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성장했던 것보다 더욱 크게 다양한 방면에서 성장한 한 해였다고 생각해요.
하루밖에 남지 않은 저의 2021년을 가벼운 마음으로 구경해주세요.
Happy New Year!

1분기 (1월 ~ 3월)

작년까지는 주로 외주와 제가 하고싶었던 개발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프리랜서로 살아가는것은 나쁘지 않았지만, 혼자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저 혼자서 개발을 해야한다는 외로움이 너무나도 제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었어요. 그때 우연히 작년에 참여했던 해커톤을 주최하신 페친분의 구인 구직글을 보고 가졌던 미팅 이후 게임을 더욱 쉽게 찾게 도와주는 비포플레이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회사와 함께하는 제 개발자 커리어가 시작되었죠. 이제는 프리랜서 명함도 버리고 이쁜 개인 명함도 가지게 되었어요.
자유롭고 따듯한 회사의 문화와 멋진 실력을 가지신 팀원분들과 함께 공동의 목표로 향해 걸어간다는 그 경험은 개발자를 시작하고 처음 겪어보는 경험이였고, 지금까지 프리랜서 개발자로써 느꼈던 부담감이나 외로움을 크게 잊을수 있는 행복한 경험이였어요.
당시에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저 혼자였고, 그 말은 모든 이슈와 다양한 위기를 저 혼자서 겪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어요. 개발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회사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못하고 혼자서 구글에 검색을 하거나 생각나는 모든 방법을 시도해보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여러 방면에서 크게 성장을 했어요.
그 결과, 2개월이라는 기간만에 기획만 있던 서비스가 시간에 많이 엉성하고 부족했지만 그래도 사용자를 만나고 움직일 수 있는 정도로 성장했지만, 그동안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흘러 벌써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되었어요.
당시에 저는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COVID-19와 관련된 상황도 심각했기 때문에 학교를 가지 않을것이라 예상하면서 개발을 진행했지만… 아쉽게도 저는 계속 등교를 해야 하는 상황이였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퇴사를 하게 되었어요.

2분기 (4월 ~ 6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어요. 예전과는 다른점은 코로나가 더욱 심해지면서 학교로 나가는 날보다 나가지 않는 날이 더욱 많아지게 되었고, 결국에는 남는게 시간이 되어버리는 하루가 계속되고 있었어요.
해가 뜨면 게임을 하고 해가 지면 잠을 자다가 가끔 학교의 수업을 듣는 그런 천국과도 같은 날이 계속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될거 같아요.하지만… 맛있는 음식도 자주 먹으면 질린다고 하죠, 그때의 제가 그런 상황이였어요. 게임을 원없이 하다보니 점점 게임이 질려가는 빈도가 늘어나게 되었고 결국은 자연스럽게 게임과 거리를 두게 되더라고요.
다시 힘을 내서 개발을 시작했어요. 주제는 ’내가 원래 만들고 싶었던 블로그’로 결정했고, 서비스 아키텍쳐는 이전 회사에서 사용했었던 NextJS로 만들기 시작했어요. 예전에 생 쿼리를 날리는것이 좋은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취약하거나 복잡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ORM을 사용하면서 개발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결국은 조금의 시간을 쏟은 끝에 블로그를 완성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새로 나온 iMac 24인치 M1 모델을 구매했어요. 맥북 프로로 개발을 하는 경험이 절대로 부족한건 아니였지만, 노트북의 전원이 꺼지더라도 집에 왔을때 바로 개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무한한 기다림이 시작되었죠.

3분기 (7월 ~ 9월)

iMac을 주문한지 한달 째 되던 날 iMac이 제 품으로 들어왔어요. 기존의 Macbook과는 다르게 M1의 엄청난 성능은 부팅을 하면서부터 느껴졌어요. 성능이 좋은 2019년형 맥북 프로를 사용했을때도 부팅을 하려면 조금은 기다려야 했는데, 아이맥은 전원이 켜지고 거의 바로 설정을 하는 화면이 나왔을 정도니까요. 글이나 영상으로 보던 성능이 직접 제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보니까 정말로 신기했어요. 이 제품이 제가 올해 샀던 것들 중에서 가장 최고였던 것 같아요.
과거에 스쳐지나갔던 인연이 지금의 저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넬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사실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과거에 제가 도움을 드렸던 회사가 새로운 사업을 런칭하게 되어 그 첫 삽을 뜨는 영광을 얻게 되었어요! 그리고 입사를 하고 디자이너님을 한분 더 초빙한 다음, 4명이서 새로운 사업을 만들고 세상을 바꾸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어요.
9월이 되자 대학의 수시 모집 시즌이 시작되었어요. 서울에 있는 대학 4개와 제 동네 근처에 있는 대학 2개를 접수했고, ‘제발… 제발 붙게 해주세요…’ 라는 마음가짐으로 면접에 참여했었던 기억이 나요. 이 대학 면접의 결과는 4분기때 알려드릴게요.

4분기 (10월 ~ 12월)

한국의 고등학교를 다니는 3학년의 4분기는 보통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로 꽉꽉 차있어요. 저는 특성화고 학생이였기에 수능을 보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었지만, 수험장의 분위기를 한번쯤은 기억하고 싶어서 공부도 안하고 수능을 신청했던 기억이 나요.
수능날의 아침은 그 어느때보다 조용했어요. (다행히도) 수능장은 모교로 배정되었기에, 평소에 학교를 가던 속도대로 천천히 학교로 가며 여러 생각에 잠겼던게 가장 기억에 나요. COVID-19 때문이였는지는 몰라도 학교의 앞은 어느때보다 조용했어요. 수능 잘 보라고 응원하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뭔가 아쉽더라고요. 수능 문제가 생각보다 쉽게 느껴졌기 때문에 집으로 가는 길에 사실은 ‘나 천재일지도…?’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갔던 기억이 특히 남아요. 공부를 하지 않은것 치고는 꽤나 높은 결과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진짜로 나 천재였을지도…?
수능이 끝나도 회사의 시계는 돌아갑니다. 중간에 기술스택을 피벗한다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크게 집중을 해서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런칭했어요. 다행히도 준비를 잘해서인지 런칭 첫날에 크게 사용성을 해칠정도의 오류는 발견되지 않았어요.
런칭을 하고 고생했던 팀원들끼리 쉬는 기간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까지 고생했던 저를 쉬게 놔두려는 그때 블로그가 다시 눈에 밟혔어요. 확실하게 블로그의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확장성을 위해 데이터베이스 기반으로 블로그를 만들었던것이 화근이였죠. 큰 비용을 내지 않기 위해서 AWS EC2에 docker로 데이터베이스를 설정했는데, 사용자가 많아졌다 싶으면 EC2가 정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블로그를 다시 옮겨야 했어요. 직접 구현은 확실히 재미있었지만 회사 프로젝트처럼 긴 시간동안 관리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static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는 Hexo 기반에 테마를 다운로드해서 블로그를 만들었어요. 배포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 github-pages 기반으로 만들었어요. 결과적으로 생각해보면 꽤나 좋은 결정이였던 것 같아요.
올해는 또 면허도 취득했어요. 3시간의 학과 공부와 4시간의 장내기능 6시간의 도로주행 연수를 받고 무려 1종보통 면허를 획득했어요. 슬프게도 모두 한번만에 성공한것은 아니고, 도로주행중에 크고작은 문제로 인해서 2번 불합격 되었지만… 다행히도 3번째 시험에서 합격을 했어요. 그래도 시험을 보면서 많이 울고 울었지만 면허증을 획득하니까 너무나도 기쁘더라고요.
결론을 말하자면, 저는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어요.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제 자신에 있었어요. 초기 스타트업이 그렇듯이 각 분야에 사람이 한명밖에 없었고, 개발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어려움을 제가 지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더욱 빠르게 제 자신에 지쳐가기 시작했고, 궁극적으로는 제가 군문제를 제일 먼저 고민해야하는 상황에 당도했기 때문이에요.
결국은 최근에 퇴사 의사와 함께 ‘여러 방면에서 성장해서 반드시 돌아오겠다’ 라는 말을 남기며 이별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저희 회사의 제품은 정기적으로 시켜서 먹을 예정이지만요.
아 참, 대학 발표 이야기를 잊고 있었네요. 수도권 4개 대학은 모두 서류단계에서 불합격 했고, 동네 근처의 대학 2개만 붙은 상황에서 저는 대학을 가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현역 병특의 문이 좁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대학을 먼저 다니게 된다면 특성화고졸 병특이 아닌 일반 병특으로 분류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노력한 시간과 원서비가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을 했으니까요!

앞으로의 계획?

내년에는 아마도 병역과 관련된 문제를 제일 먼저 해결할 예정이에요. 제게 닥친 가장 큰 시련이기도 하고요.
병역이 해결되고 나면 다양한 회사나 부서를 돌아다니며 조직만의 문화를 경험하고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싶어요.
행복한 2021년이 되셨기를 바라고, 새로이 시작되는 2022년도 행복하길 기도할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신 :
만약 제게 관심이 있으시다면… 같이 커피 한잔은 어떠신가요?